2023.08.23(수)**
레벨 3을 돌아보기 위해 팀 회고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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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문화 돌아보기
사실 우리 팀이 다른 팀과 비교해서 독창적인 팀 문화를 갖고 있던 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팀원 모두가 끝까지 밤늦게까지 열심히 참여하는 분위기 덕에 시간을 확보하는 데 큰 갈등 상황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일정에도 큰 지장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백엔드-안드로이드 간 진행 상황 공유, 백엔드 내 지식 공유/기술 전파 면에서 아쉬움이 조금 남았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촉박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창 개발이 진행되는 와중에는 내가 맡은 기능에 대해서만 진행 상황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진척도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다. (근데 이건 내 개인적인 문제일수도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백로그가 잘 관리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기획이 정해질 때마다 필요한 기능들을 모두 백로그에 추가해두고 마일스톤/스프린트 주기마다 각자가 맡을 이슈를 모두 분담한 뒤 마일스톤/스프린트 기간동안 조정해가는 방식이었으면 좀 더 질서정연하게 관리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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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보기
아무래도 주제가 바뀌었을 때가 가장 인상깊었던(여러가지 의미로) 사건이 아닐까 싶다. 그 때 심정은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런 비즈니스적인 활동을 해본 경험도 없고 익숙하지 않다보니 어리버리 타는 일이 많았고 의도치 않게 민폐를 끼친 적도 꽤 있는데, 그럴 때면 팀원 분들이 감정 없이 담백하게 내 잘잘못을 지적해주셔서 감사했다.(일단은 잘못을 알아야 개선할 수도 있는 것이니…)
개인적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기술적인 지식보다는 이런 공동 과제에서 갖춰야 할 태도가 어떤 것인지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레벨 3때 동안은 회의록을 정리하는 서기 역할을 맡았었는데, 개인적으로 회의록이 잘 관리되지 않은 것 같아서(동기화가 안 된다든지) 좀 더 효율적인 회의록 관리법이 있을까 고민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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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제작 후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돌아가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개발 외의 비즈니스(기획, 디자인)도 어느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개발자는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는 개발자라는 의견에 동의하기 때문에,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의 통찰력을 얻어갈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핵심 기능은 얼추 마무리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기능을 많이 추가하고 싶다.
또, 최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중요한 요소이다 보니 데이터 입력과 관련해서 편의성이나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2023.08.24(목)
기본기가 없다.
오늘은 내가 너무 기본기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막 백엔드를 시작한 동기가 @Transactional
어노테이션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물어봤었는데, 간단한 질문에도 쉽사리 대답을 못하는 나를 보니 기본 지식이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각종 설계, 기획적인 면에 특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설계나 기획을 잘해봤자 코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백엔드 개발자라고 말하고 다닐 수가 없을 것이다.
레벨 4때는 이런 기본적인 이론 공부에 좀 더 힘을 쏟아야겠다.
레벨 1, 2때 놀기만 한 것도 아닌데, 내 학습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시간도 필요할 것 같다.
우테코가 변화시킨 것들
문득 우테코를 다니며 내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말하기, 특히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약하다. 어린 시절부터 유구하게 나는 발표를 못하는 아이였다. 자신감도 실력도 경험도 없었기에, 난 테코톡이나 레벨 인터뷰 같은 건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해냈고, 생각했던 것에 비해 평가도 썩 나쁘지 않았다. 실제로 연습하고 노력한 만큼 그 결과가 나왔다는 생각도 들고.
우테코는 내가 절대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도 충분히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경험은 앞으로 내가 발전하기 위한 정말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2023.08.26(토)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개발자
이번 유스콘에서는 [개발 그 이상의 가치 - 주니어 개발자의 사실과 오해]라는 세션을 인상 깊게 들었다. 사실 기술적 지식을 얻기보다는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간 것이었기 때문에, 나에겐 이 세션이 가장 의미가 크게 다가왔다. '개발자'에 대해 내가 품고 있는 오해는 무엇이 있을지 곰곰이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좋은 개발자란 기술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첫 번째로 내가 어떤 기술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자신의 주관을 자신 있게 펼치는 사람들을 매우 감명 깊게 보곤 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그런 사람들은 그만큼 확고한 주관이 생기기까지 오랜 학습으로 많은 기술적 지식을 축적해왔음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션을 듣고 나서 커뮤니케이션, 즉 남을 설득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에 공감하게 됐고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조금 더 구체화된 것 같다.
기술에 대해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은, 그 지식이 근거가 되어 남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나 역시 친구들이 당당하게 자신이 알고 있는 기술적 지식을 근거로 들어 의견을 내세우면 꼼짝 없이 설득을 당하곤 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세션에서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에게는 기술적 역량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 역시 중요하다.
이걸 바탕으로 '좋은 개발자'에 대한 나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 기술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
- 그 주관을 뒷받침하는 기술적 지식이 풍부한 사람.
- 그 지식들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이번 세션을 통해 나의 가치관이 조금 더 명확해진 것 같다.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
요 몇 주간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을 쭉 해왔었는데, 유스콘을 방문한 것도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컨퍼런스에서가 아닌 컨퍼런스 뒷풀이에서 코치님과 나누었던 대화에서 이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다.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라는 건 나의 평소 가치관에서 비롯되는 목표일테지만,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있는지는 너무 막연해서 나 조차도 잘 가늠이 되지 않았었다.
우아한 테크코스의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선한 영향력을' 코치님과 대화를 하다 우테코가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는데, 나는 그게 유독 마음에 꽂혔던 것 같다. 물론 이 슬로건을 오늘 처음 본 것은 아니었고, 평상시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었는데, 내 가치관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때에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개인에게, 집단에,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개발자.
우테코의 슬로건을 그냥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고, 내가 평소 추구하던 가치관과 통하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는 감히 이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내가 경험한 좋은 일을 함께 누렸으면 해서, 나의 경험을 남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었다. 학교 친구들을 모아 글쓰기 모임을 만든 것도 이런 나의 가치관이 반영된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테코 수료 후 학교로 돌아가면 우테코에서 경험한 문화를 전파하고 싶어 동아리를 개설할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고.
요즘처럼 범죄도 많고, 경제니 정치니 온갖 문제로 인해 혼란스럽고 막막한 현실 사회에서 타인의 따뜻한 선의를 기대하기란 무릇 쉽지 않다. 하지만 아주 극소수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작은 선의가 모여 사회를 살만한 곳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타인의 선의에 기대어 성장하고 변화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나 역시 남은 일생동안은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물론 나 역시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득도한 것 마냥 항상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선한 의도로 행한 일은 내 주변에서 시작해 언젠가는 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에, 나는 선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나의 미래의 목표이자 훗날 지쳐버린 나를 위한 과거의 다짐이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다보면 필연적으로 나의 가치관과 충돌하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현재의 AI 일러스트 이슈라든지...) 하지만 적어도, 나의 판단이 미칠 영향력에 대한 고민 없이, 현실을 합리화하며 받아들이기 보다는 끊임없이 대안과 해결책을 고민하는 사람이고 싶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한 개발자의 소양이 아닐까? 나는 앞으로도 한 명의 개발자로서 선행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볼 것이다.